미국에 처음 이주해 왔을 때만 해도 이제 굳이 한국 브랜드 옷을 찾지 말고 미국에서 평이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사 입어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옷을 구매해 입어보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습니다. 브랜드마다 사이즈 차이도 생각보다 심해서 항상 자기 평소 옷 치수를 기록해 하나씩 비교해봐야 했고, 30년 가까이 한국에서 큰 유교걸의 정서에 맞는 옷을 찾는 것도 꽤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게 성장한 한국 패션업계 덕분에 기본적으로 제품에 기대하는 퀄리티와 디자인 수준이 높아진 점도, 미국에서 마음에 차는 브랜드를 찾는 것에 난항을 겪은 큰 이유였습니다. 한국에서 10~2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옷과 비슷한 수준의 옷을 미국에서 사고 싶다면 2배 정도의 가격을 더 줘야 했죠.
한국의 좋은 점은 한국을 떠나봐야 안다더니, 가격 대비 품질과 디자인이 좋은 옷은 한국이 최고라는 걸 미국에 와서야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한국 성장 수준이 워낙 가팔랐다 보니, 이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제품이나 브랜드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더 많은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에서 핫한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을 소개해드리기 앞서, 쇼핑 팁 하나를 먼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광고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겁니다. 저는 원하는 바에 근접한 상품을 찾는 방법으로 광고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으면 구글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원하는 조건으로 필터를 설정해서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만, 바쁘고 귀찮은 분들에겐 매력적인 방법은 아니겠죠. 또 구글에 뜨지 않는 소규모 쇼핑몰이나 사이트들도 많아서 완벽한 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하는 리테일러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광고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관심분야를 몇 번 검색하고 관련 게시글을 눌러 좋아요를 눌러두면, 이를 인식한 알고리즘이 관련된 계정을 추천하고 둘러보기에 띄워줍니다. 저 역시 이런 방법으로 알게 된 쇼핑몰들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 외에도 다른 소셜 미디어나 검색 포털에도 적용되는 방법이니, 한 번 시도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플랫폼도 저도 서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서로를 이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쇼핑몰들은 미국 카드로 한국 옷을 구매해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쇼핑몰들입니다. 대체로 성인 여성의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는 쇼핑몰입니다. 개인적으로 20~40대가 타깃이라고 생각하지만 멋쟁이 중년분들도 충분히 잘 소화하실 수 있는 디자인들이 많습니다. 미국에 기반을 둬서 미국 내 배송인 곳도 있지만 대체로 한국에 기반을 둬 해외배송을 받는 형식이 많습니다.
Yearend
Yearend는 한국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옷, 잡화, 액세사리를 수입해 판매하는 쇼핑몰입니다. LA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재고가 있는 경우 캘리포니아에 사는 분들은 2~3일 내 제품을 빠르게 배송받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급하게 입을 옷이 필요할 때 이 곳에서 주문해 몇 번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레하 LEHA, 렉토 Recto, 모이아 Moia, 엘보른 Elborn, 넘버링 numbering, 에스실 S Sil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시즌별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디자인까지 다루는 폭도 넓습니다. 저는 엘보른의 옷을 좋아해서 이 쇼핑몰에서 여러번 자주 구매를 해왔는데, 최근엔 엘보른의 옷은 무슨 이유에선지 입고가 되지 않더군요. 그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세일 제품을 제외하곤 $150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인 점도 장점이고 한번씩 시즌 세일과 특정 기념일을 맞아 할인코드를 뿌리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유통망을 한 번 더 거치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보다는 살짝 높지만, 어차피 한국에서 구매를 해도 미국까지 오는 배송비를 어마어마하게 물어야하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미국에서 한국 옷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께 꽤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으로도 배송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미 품절이라 구하지 못한 옷을 이 사이트에서 구매해 역수입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제품이나 배송 등에 관해 문의를 했을 때, 대표님이 제품 상담을 친절하게 잘해주시는 것도 좋아하는 점입니다.
W concept US
더블유컨셉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총망라해 판매하는 유명 쇼핑몰이죠. 의류 잡화 액세서리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리빙제품, 뷰티 제품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미국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한국 사이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도 몇 번 구매를 해보았지만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데요, 그 이유는 가격이 한국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높게 책정이 되어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99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을 해주고 세일 제품들도 수시로 나오기 때문에 (세일을 해야 한국 정상가와 비슷해진다는 점 ㅠㅠ) 꼭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을 때 세일을 노려 한 번씩 구매합니다. 해외배송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미국 판매가가 높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걸 감안해도 좀 높게 느껴집니다. 이 차이를 줄여나간다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해외 배송치고 배송은 빠른편으로 (캘리포니아 기준) 주문 후 일주일 안에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ORR
오르는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입니다. 높은 퀄리티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 구축을 목표로 하는 탓인지 일찍부터 해외판매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국내 판매가보다는 해외 판매가가 좀 높습니다만 (그 차이가 더블유컨셉에 비해 크진 않는 수준이며), $500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이라 합리적인 편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판매가 13만원일 때, 해외 판매가는 $130으로 환율 적용하면 17만원 정도입니다. 이 정도 차이는 해외배송을 실행 중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채택하고 있는 평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신 그 브랜드들의 경우 무료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타 디자이너 브랜드에 비해 해외구매자가 상시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도 많습니다. 국내 사이트에서 품절인 상품도 해외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을 보면서, 물량을 따로 구분했다는 점이 확실히 오르가 해외 판매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저도 원하는 아이템들이 꽤 모아서 조만간 주문해볼 생각입니다. 좀 아쉬운 점은 한국 사이트의 리뷰를 해외 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어서, 한국 사이트 창을 따로 하나 켜놓고 쇼핑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해외 사이트는 현재로서는 리뷰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해외배송은 아래 링크에서 상단 메뉴바를 클릭, 해외배송 (지구본 모양) 버튼을 클릭하시면 해외 전용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이 외에도 해외 구매(해외 카드 사용 가능)나 배송이 가능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몇 곳 있습니다만, 환율이 반영도 되지 않고 배송비도 높은 편이라 이번 편에 소개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저는 정말 필요하고 갖고 싶은 경우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ㅠㅠㅎㅎ) 그러나 해외판매 시스템이 잘 자리잡지 않은 곳들이라 배송기간도 평균 2주 정도로 상당히 길고, 배송 현황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에서 미국 카드로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과 잡화 등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에 높은 수준의 디자인과 퀄리티의 옷을 구매하길 원하는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한국에서 택배를 모아 한 상자에 합배송해 받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모아서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고 배송비도 평균 10만원 정도로 높아서 저는 그 방법을 잘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 갈 때마다 잔뜩 사서 가져오고, 평소에는 소개해드린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죠.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에게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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