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끄트머리가 되면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도 달라집니다. 퍽 날카롭고 차가웠던 바람에 따뜻함이 실리며 부드러워지고 언뜻언뜻 꽃향기도 묻어납니다. 완연한 봄으로 넘어가는 이 계절이 반갑고 설레지만, 갑작스러운 기온변화로 면역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되기도 하죠. 특히 요즘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게 되면서 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간 마스크를 쓰고 살았던 탓에 감기엔 잘 걸리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걸린 감기라 그런지 주변에 감기 걸리신 분들 독한 증상으로 고생하시더군요.
미국에 와서 많이 건강해졌지만 저는 한국에선 한 주걸러 병원을 다닐 정도로 아주 골골댔습니다. 특히 목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툭하면 편도가 붓거나 기관지염에 걸리고 몸살도 늘 달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다 하면 하는 루틴이 있을 정돈 데요. 이 루틴을 간단히 소개해볼까 합니다. 감기몸살에 걸렸을 때 몸이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3가지는 1.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2. 충분한 수분섭취. 3. 충분한 휴식과 수면입니다. 면역이 떨어져있을 때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보다 옷을 두껍게 입고 아픈 부위도 특히 신경 씁니다. 저는 목이 유난히 건조하거나 따가운 등 증상이 생기면 그때부터 목수건을 두릅니다. 목수건을 하고 하지 않고가 생각보다 목감기 회복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배가 아프다면 복부를 온찜질하는 것이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몸이 건조하지 않게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있을 수 있도록 (staying hydrated)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플 때는 몸이 약해져 몸에 한기가 들기 쉽기 때문에 몸을 데워줄 수 있는 생강차나 쌍화차를 자주 마시면 좋습니다. 몸이 건조하지 않게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차로 골라 마시는 것이죠. 몸을 즉각적으로 데워주는 데는 이 두 가지 차가 가장 좋습니다. 요즘 쌍화차도 분말 형태로 잘 나오니 한 통 구비해 두면 좋습니다. 이 외에도 생강차나 쌍화차가 좀 부담스러우면 유자차를 마시거나 레몬을 짜 꿀차에 타 먹기도 합니다. 또 감기에는 기관지가 건조해지기 쉬운데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면 훨씬 덜 건조합니다. 저는 건조함이 심할 때는 잘 때도 착용합니다.
하루이틀이라도 집중적으로 푹 쉬고 많이 자둬야 회복이 빠릅니다. 가능하다면 졸릴 때마다 수면을 취하고 몸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병원에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것이 아니라면 끼니마다 소염진통제 한 알을 먹습니다. 저는 애드빌을 먹는데 약사나 의사와 상담해 체질에 맞는 소염진통제를 구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감기몸살에 비타민C 메가도스(megadose)도 잘 받아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평소 비타민C 영양제(1000mg)를 하루 1알 먹는다면 아플 때는 6알 정도 먹고 있습니다. 훨씬 회복이 빠른 게 느껴집니다.
음식은 주로 사골국물이나 갈비탕 같은 고깃국물을 따뜻하게 들이키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단백질이 많이 파괴되기 때문에 육류를 섭취하면 몸 회복이 훨씬 빠릅니다. 입맛이 없어 음식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국물 위주로 마시고 부드러운 죽이나 소화가 잘되는 백미와 된장국을 먹어도 좋습니다. 식욕이 있으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고기 요리를 먹는 것도 좋으며 기름기가 많으면 소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먹는 게 좋습니다. 서양에서도 감기에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으로 고기나 고기뼈를 우린 육수 Broth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렌지, 딸기, 블루베리, 초록잎채소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베리류는 항염효과가 있으며 마늘도 항바이러스 항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치킨누들수프 Chicken Noodle Soup는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서양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앞서 설명한 기름이 적은 고기인 닭가슴살과 닭육수, 비타민이 풍부한 샐러리 양파 당근 등 채소,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마늘이 들어간 요리입니다. 감기에 좋은 것만 모아 집대성한 음식이라 볼 수 있죠. 우리나라의 닭죽이나 닭칼국수와도 비슷하지만, 셀러리와 허브류가 들어가 향긋하고 수프도 묽어 훨씬 가볍습니다. 입맛이 없을 때도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저희 집도 몇 해째 감기몸살로 아플 때마다 치킨누들수프를 먹고 있습니다. 먹고 나면 몸이 훈훈하게 데워지고 부담스럽지 않게 든든한 느낌이 듭니다. 워낙 감칠맛이 있고 맛있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때도 자주 먹습니다. 남편이 특히 좋아해서 매달 3번은 먹고 있네요.
치킨누들수프 chicken noodle soup 레시피
2인분을 기준으로 치킨누들수프 레시피 설명해보겠습니다. 필요한 준비물은 닭가슴살 또는 닭안심, 에그파스타 또는 쇼트파스타, 월계수잎, 다진마늘, 양파, 당근, 셀러리, 양송이버섯, 치킨로스터리 스파이스, 버터, 치킨스톡, 셀러리시드, 파슬리, 소금, 후추, 물입니다. 없어선 안 되는 재료만 글씨를 굵게 처리해 뒀습니다. 파스타는 에그파스타를 쓰면 좋지만 다른 한입크기의 쇼트파스타를 자유롭게 선택해 쓰시면 됩니다. 치킨로스터리 스파이스는 있는 게 좋지만 없을 경우 갖추고 있는 향신료들을 섞어 써 주시면 됩니다. 치킨 로스터리 시즈닝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는 아래 적어두겠습니다. 아무 향신료가 없더라도 만들 수 있지만, 있는 편이 풍미가 더 좋기 때문에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셀러리시드는 샐러리의 향을 더 풍부하게 내주는 용도기에 샐러리 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생략하셔도 됩니다.
닭고기는 냄새가 나기 쉽게 때문에 요리에 사용하기 전에 우유에 30분 이상 재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일 경우 해동한 후에 특히 이 냄새를 잡는 작업을 해주셔야 합니다. 냄비에 700ml의 물을 받아 강불에서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우유에 재워둔 닭가슴살 또는 닭안심을 가볍게 씻어 월계수잎을 2개 넣어 중불에서 15분 이상 삶아줍니다. 잡내를 날리기 위해 뚜껑은 덮지 않거나 비스듬히 덮어줍니다. 삶아진 닭가슴살을 꺼내 잠시 식혀줍니다. 만질 수 있는 정도로 식으면 먹기 좋게 찢어주고 치킨 로스터리 시즈닝을 뿌려 버무려둡니다. 로스터리 시즈닝 레시피는 파프리카 파우더, 갈릭 파우더, 어니언 파우더, 타임(허브)을 2:1:1:1 비율로 하고 소금과 후추도 소량 톡톡 뿌려줍니다. 시즈닝이 아무것도 없을 경우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해주시면 됩니다.
먼저 야채를 썰어줍니다. 양파 1/2개를 기준으로 당근, 셀러리, 양송이버섯을 동량 준비해 먹기 좋게 썰어줍니다. 되도록 큐브 모양으로 썰어주는 것이 먹기 좋습니다. 냄비에 버터를 한 조각 녹여 다진 마늘 1스푼을 볶아줍니다. 마늘 향이 올라오면 준비해 둔 야채를 넣어 버터가 입혀지도록 가볍게 볶아줍니다. 버터가 야채에 스며들었다 싶으면 물 700ml와 치킨스톡 2큰술, 소금 2/3큰술, 셀러리시드 1 티스푼을 넣어 강불에서 끓여줍니다. 물이 바글바글 끓으면 중불로 낮춰 뚜껑을 덮고 5분 끓여줍니다.
5분이 지나면 뚜껑을 열고 에그파스타 또는 쇼트파스타를 120g 넣어줍니다. 사용하는 파스타 제품에 나와있는 파스타 삶는 시간보다 2분을 적게 끓입니다. 저는 8분이 권장시간이기에 6분 삶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다 되면 로스터리 시즈닝에 버무려두었던 닭가슴살을 넣어 섞고 다시 5분을 더 끓여줍니다. 다 끓여지면 후추 뿌려 섞어주고 그릇에 담에 파슬리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오늘은 감기에 걸렸을 때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몇 가지와 감기에 좋은 대표적인 서양 보양식인 치킨누들수프 레시피를 알려드렸습니다. 치킨누들수프는 감기에 걸렸을 때 외에도 입맛이 없거나 기력이 부족할 때 먹기도 좋습니다. 녹진한 국물에 야채, 버터, 허브의 감칠맛이 있어 색다른 요리가 즐기고 싶을 때에도 좋고 간단히 손님을 대접하기에도 좋은 메뉴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이미 걸리신 분들은 오늘 포스팅 참고하셔서 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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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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