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희 집은 돌아가면서 감기몸살을 앓았습니다. 캘리포니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환절기 감기에 걸린 것이죠. 이렇게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또는 기운이 없어서 몸보신이 필요할 때 좋은 음식이 바로 갈비탕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감기 몸살에 좋은 대표적인 서양 요리 '치킨누들수프' 레시피를 알려드렸습니다. 저희 집은 이렇게 몸보신 음식으로 치킨누들수프와 갈비탕을 번갈아 해 먹습니다. 고기육수가 특히 감기에 좋다고 하지요. 치킨누들수프는 갈비탕보다 만들기가 훨씬 간단한 편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아래 링크 첨부해 두겠습니다. 치킨누들수프 레시피 이외에도 감기에 좋은 음식과 감기 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소개돼 있습니다.
[레시피] 감기에 좋은 음식 치킨누들수프. 서양식 보양음식 레시피. 감기걸렸을 때 먹으면 좋은
3월 끄트머리가 되면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도 달라집니다. 퍽 날카롭고 차가웠던 바람에 따뜻함이 실리며 부드러워지고 언뜻언뜻 꽃향기도 묻어납니다. 완연한 봄으로 넘어가는 이 계절이 반갑
tmrw-manual.tistory.com
한국에서 살 적에는 갈비탕을 집에서 해 먹는 음식이라고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갈비탕을 파는 식당도 많았고 가격도 저렴하진 않지만 한 번씩 먹기엔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주해 온 후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코리아타운이 있기 때문에 갈비탕을 파는 집들은 다행히 몇 군데 있습니다. 맛도 괜찮은 편이지만 문제는 가격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더믹 이후에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안 그래도 비싼 가격이 더 비싸졌습니다. (특히 한국 식료품이나 한국음식 외식가격이 일반 식료품과 외식 가격에 비해 훨씬 많이 올랐습니다) 갈비탕 한 그릇이 실리콘밸리 기준 $23로 한화로 3만 원이 넘습니다. 식당에서 먹을 경우 팁까지 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두 명이서 갈비탕 한 그릇씩 먹으면 총 7만 원 이상 내야 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렇게 비싼 값을 내느니 차라리 해 먹자'가 됩니다. 해 먹으면 훨씬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갈비탕에 사용되는 고기 가격만 놓고 보면 2인분에 $11 정도 사용했습니다. 한화로는 14,000원 정도입니다. 물론 다른 야채나 재료도 들어가지만 고기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의 가격이지요. 갈비탕은 생각보다 레시피도 단순해서 어렵지도 않습니다. 다만 부드러운 고기를 위해 오래 끓여야 할 뿐이죠. 그렇게 여러 레시피를 참고해 제 입맛에 맞게 수정한 갈비탕 레시피를 오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맛집 갈비탕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게 되니 굳이 식당에 갈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갈비탕 레시피는 4인분 기준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갈비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준비물은 갈비탕용 소갈비, 소고기 홍두깨살 또는 사태, 당면, 무, 양파, 표고버섯, 대파, 쪽파, 다진 마늘, 국간장, 청주, 소금, 소고기 다시다입니다. 글씨를 굵게 처리해 둔 것은 필수 재료이고 소고기 홍두깨살이나 사태는 없어도 되지만 함께 넣으시면 더 단백하고 건강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당면은 기호에 따라 준비하시면 됩니다. 소고기 다시다는 밖에서 파는 맛을 내어주므로, 갈비탕 맛집에 가서 먹는 맛을 내고 싶으시면 사용하시면 됩니다.
갈비탕 황금레시피
1. 고기를 손질해 줍니다. 갈비탕용 뼈가 붙은 갈비 600g, 홍두깨살 또는 사태 600g을 준비합니다. 홍두깨살이나 사태를 사용하지 않을 분들은 갈비로 1.3kg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냉동된 고기의 경우 미리 냉장고에서 한나절 해동해주세요. 고기를 가볍게 씻어 물에 담가 핏물을 빼줍니다. 특히 뼈 부위에 뼛가루가 있으므로 이 부분을 신경써서 씻어줍니다. 고기가 다 잠길 만큼 충분히 물을 부어주고 중간에 물을 한 두번 갈아가며 1시간 이상 핏물을 빼줍니다. 이렇게 해야 고기 잡내가 1차적으로 빠집니다.
2. 고기가 넉넉하게 담길만한 큰 냄비에 물을 붓고 팔팔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손질된 고기를 넣어 5분 정도 삶아줍니다. 핏물 등 각종 불순물이 빠져나와서 고기 잡내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고기로 만드는 찜이나 탕 요리는 이렇게 한 번 데치는 작업을 거치면 고기의 불쾌한 잡내를 제거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5분 정도 삶은 뒤에는 따뜻한 물에서 고기를 한 번 씻어줍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지방이나 불순물을 제거하여 깔끔한 갈비탕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3. 이제 육수를 낼 야채를 준비합니다. 양파 1개, 무 4토막, 표고버섯 3개, 다시마 3장, 대파 1대 또는 쪽파 5대, 통후추를 잘 씻어서 준비합니다. 양파는 반으로만 잘라주고, 무는 4토막 그대로 넣습니다. 표고버섯은 말린 것을 사용해 통으로 넣었고, 대파 또는 쪽파는 씻어서 2~3등분해주면 됩니다. 큰 냄비에 물을 4리터 받아서 준비한 야채를 모조리 넣어 팔팔 끓여줍니다. 당면도 함께 드실 분들은 이때 물에 당면을 불려두시면 됩니다.
4. 물이 끓으면 씻어둔 고기를 전부 넣고 통후추와 청주도 한 바퀴 둘러 뚜껑을 연채로 강불에서 끓여줍니다. 10분 정도 지나면 다시마만 건져냅니다. 이제 뚜껑을 비스듬히 닫은 채로 중약불에서 한 시간 이상 푹 끓여줍니다. 저는 기름을 흡수해 주는 시트를 사용해 주었습니다. 한 시간 후에 고기를 제외한 재료를 모두 건저내고 떠있는 기름도 제거해 줍니다. (홍두깨살이나 사태를 사용하신다면 이 부위는 좀 더 퍽퍽하기 때문에 한 시간 반 이상 끓이는 걸 추천드립니다)
5. 한 시간 끓였으면 이제 다진 마늘 2큰술을 체에 밭쳐 풀어줍니다. 이렇게 하면 국물맛이 좀 더 깔끔하고 보기에도 국물이 깨끗합니다. 그리고 국간장 1큰술, 소금 1큰술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밖에서 파는 맛을 내고 싶으시면 소고기 다시다도 2/3큰술과 코인 사골육수 1개를 넣어줍니다. 소고기 다시다와 코인 사골육수를 넣지 않을 경우 간을 보고 소금이나 국간장을 조금 더 추가하셔도 됩니다. 이렇게 5분 더 끓여줍니다.
6. 갈비탕을 담을 그릇을 미리 따뜻하게 토렴 해둡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두거나 따뜻한 오븐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토렴을 해두면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한 갈비탕을 맛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제 건져둔 채소 중 무와 버섯만 먹기 좋게 썰어줍니다. 홍두깨살이나 사태를 썼을 경우 고기도 꺼내서 한입 크기로 썰어줍니다. 그릇에 무, 버섯, 고기를 넣고 국물을 부어줍니다. 쪽파는 고명으로 썰어 올려도 됩니다. 너무 쪽파가 매울 경우 국물의 맛을 해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거나 소량만 사용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쪽파를 너무 많이 뿌렸더니 별로더라고요)
국이나 탕 음식은 그다음 날이 더 맛있는 거 아시죠? 저는 전 날 저녁에 만들어 두고 그 다음날 점심때 다시 끓여 먹었답니다. 오래 끓여서 고기가 아주 부드럽고 국물도 고기육수와 야채육수로 내어 깊은 맛이 납니다. 다시다를 넣으면 식당에서 먹는 감칠맛까지 난다는 점! 대신 다시다는 많이 넣으면 갈비탕 본연의 맛이 해쳐지고 느끼해지므로 소량만 넣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오늘은 감기에 걸렸거나 몸살기운이 돌아 몸보신이 필요할 때 가장 좋은 음식 중 하나인 갈비탕 레시피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갈비탕 한 번 끓여두시면 환절기를 더 잘 보내실 수 있습니다. 플레이팅을 예쁘게 한다면 손님 초대 음식으로도 더할 나위 없겠지요. 포스팅 참고하셔서 맛있는 한 끼 하시길 바랍니다.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다면 구독과 공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