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았을 때보다 미국에 와서 많이 먹게 된, 반대로 먹기 어렵게 된 음식들이 있습니다. 미국으로 이주하고 나서 보다 자주 먹게 된 음식은 아무래도 햄버거 입니다. 햄버거 종주국답게 다양한 햄버거와 샌드위치 브랜드들이 있어 선택할 옵션도 많고 맛 또한 훌륭한 편이죠. 남편이 햄버거를 좋아하다보니 더 자주 먹게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지역에 사는 만큼 팔라펠, 후무스 등 할랄음식과 인도, 멕시코 음식 등 다양한 문화권의 요리를 자주 먹게 됩니다. 특히 인도식 피자가 자극적이지 않는데도 매력적이고 중독적인 맛이라 종종 먹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따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반대로 자주 먹기 어렵게 된 음식은 '날' 음식입니다. 동양인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2021년 기준 실리콘밸리 테크 분야 종사자의 57%가 아시안입니다.) 한국보다는 회, 스시 등 날 것 음식을 접하기가 어렵고 질은 낮은 데 비해 가격대는 터무니 없이 높은 편입니다. 실력있는 스시 전문점도 적을 뿐더러, 한국에서 10~20만원대에 누릴 수 있는 퀄리티의 스시도 여기서는 2~3배는 더 줘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이엔드 스시집이 아닌) 가게 이름에 스시가 들어가는 일식집에 가도 우리가 아는 스시 즉 '니기리'는 거의 없고 주로 김초밥이라고 불리는 '마키'나 캘리포니아 롤과 같은 롤스시가 대다수입니다. 롤스시에는 사시미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태반이죠.
하지만 다행인 점은 동양 식품을 취급하는 마트가 많다는 점입니다. 일본마켓, 중국마켓, 한국마켓 등 각자 종류도 몇개씩 됩니다. 본국에서 판매되는 것 보다 제품의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구할 수 있다는 것에 일단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이처럼 일본과 중국의 유명하고 맛있는 식재료를 구하기 쉽기 때문에 집에서 일식과 중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에 한 번 추천하는 일본 식재료와 제품에 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사시미는 주로 일본마켓에서 괜찮은 퀄리티의 것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미츠와 Mitsuwa, 니지야 Nijiya, 도쿄피쉬마켓 Tokyo Fish Market 같은 일본마켓이나 동양 식자재 전반을 판매하는 Weee라는 그로서리 배달 앱을 통해 참치 사시미나 연어 사시미를 구매합니다. 초밥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체로 연어장을 만들거나 참치 포케를 만듭니다. 참치 포케를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인당 $6불 정도면 되지만, 나가서 사먹으려면 인건비가 높은 동네다 보니 (참치 사시미의 양은 훨씬 적은데도) 가격은 $20을 줘야합니다. 여기에 텍스나 팁이 붙으면 가격은 한화 3만원 가까이 됩니다. 그런 연유에 집에서 포케를 자주 해먹습니다.
포케는 날 것의 차가운 음식이기 때문에 따뜻한 미소국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미소국은 일본의 대표적인 가정음식이죠. 거의 모든 음식과 함께 먹을 정도로 일본에서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지역, 계절, 취향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야채 외에 고기를 넣기도 하지요. 오늘은 일본 미소국의 가장 기본이자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두부와 미역이 들어간 미소국 wakame seaweed miso soup 레시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포케 레시피 역시 꼭 들어가야하는 재료만으로 간단하게 만들어봤습니다. 포케에 들어가는 meat은 보통 연어와 참치 두 종류이며 큐브 모양으로 썰려있습니다. 가장 흔한 소스는 스파이시마요 소스와 간장 소스입니다. 저희 부부는 스파이시마요 소스를 훨씬 좋아해서 이 소스로 자주 해먹고 있습니다. 하와이에서 포케 맛집 여러 곳을 투어해본 뒤 나름대로 꼭 들어가야하는 재료를 추려본 것이니 참고해주세요.
스파이시마요 참치 포케
2인분을 기준으로 스파이시마요 참치 포케 Spicy Tuna Poke 레시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필요한 준비물은 참치회 450g, 밥(현미 또는 백미), 에다마메, 파인애플 통조림, 아보카도, 단무지, 청주, 후리가케, 어니언플레이크, 마요네즈, 스리라차 소스, 간장, 연두, 참기름, 쪽파 입니다. 참치회 대신 연어회를 쓰셔도 되고 절반만 연어회로 대체 하셔도 됩니다. 저처럼 냉동 참치 큐브를 사용하실 경우엔 한나절 전에 냉장고로 옮겨 해동시켜 주세요. 해동 후에는 청주를 둘러 비린내를 잡아줍니다. 해동을 제외한 총 요리 시간은 15분으로 불도 쓰지 않는 초간단 요리이니 아주 쉽게 하실 겁니다. 파인애플은 일반 파인애플을 쓸 경우 단 맛이 부족하거나 쓴 맛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통조림 파인애플을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무지 역시 다양한 제품 중에 좀 달달한 맛이 잘 느껴지는 제품으로 사용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참치를 버무려둘 소스부터 만들겠습니다. 먼저 쪽파 2대를 잘게 다져주세요. 그리고 여기에 마요네즈 3큰술, 스리라차소스 1.5큰술, 간장0.5큰술, 연두0.5큰술, 참기름 1티스푼을 넣어 섞어줍니다. 만들어진 소스는 청주를 뿌려둔 참치 큐브에 넣어 잘 버무립니다. 그리고는 이외 재료를 준비합니다. 작은 아보카도 1개를 기준으로 비슷한 양으로 파인애플(통조림)과 에다마메를 준비합니다. 단무지는 없어도 되지만 사용하실 경우 다른 재료의 절반 만큼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에다마메는 저처럼 껍질채 냉동된 것을 쓰실 경우 따뜻한 물에 잠깐 담궈두고 비틀면 콩이 잘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포케를 담을 그릇에 밥 반 공기씩을 담습니다. (저는 2인분이라 두 그릇을 만듭니다) 잘 펼쳐 열이 어느 정도 식게 합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후리가케를 살짝 뿌려주고 준비한 재료를 차곡차곡 담아줍니다. 마지막으로 양념해둔 참치 큐브를 올리고 어니언 플레이크를 올려주면 완성입니다. 어니언 플레이크는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할 경우 느끼해질 수 있어서 적정량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적당히 기름진 맛과 바삭한 식감이 좋은 균형을 이루어줍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해도 좋은 재료는 미역줄기무침인데요. 이건 제품마다 맛의 차이가 꽤 나서 적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기름기가 덜하고 상큼한 식초맛이 강한 편인 미역줄기무침을 포케에 넣어 함께 드시면 아주 맛있습니다.
미역 미소국
지금부터 알려드릴 미소국은 일본 미소국의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로, 일식뿐 아니라 한식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드시면 됩니다. 저는 여기저기에 같이 잘 먹는데 최근에 김치볶음밥과 함께 먹어본 사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아래사진 참조) 미소국은 포케보다도 더 간단해 총 요리시간이 10분 정도로 아주 간단합니다. 계란국과 함께 가장 만들기 간단한 국 탑 2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소국도 마찬가지로 2인분 기준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미역 미소국에 들어갈 재료는 미소된장, 혼다시, 치킨스톡, 두부, 미역, 물입니다. 다시마 우린물을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맹물로 해도 혼다시와 치킨스톡을 쓰기 때문에 맛은 괜찮습니다. 일본 가정집에서는 간편하게 맛을 내기 위해 혼다시와 치킨스톡을 잘 넣어 씁니다. 먼저 냄비에 물 400ml 받아주고 미소된장을 크게 2스푼 넣어 풀어줍니다. 여기에 혼다시 0.5티스푼, 치킨스톡 1티스푼도 넣어서 끓여줍니다. 두부는 부드러운 두부를 쓰는 것이 정석이고, 작게 큐브 모양으로 썰어줍니다. 국이 끓기 시작하면 미역은 잘게 부숴진 마른 미역을 기준으로 0.5스푼 넣어 줍니다. 두부도 함께 넣고 끓어오르려 하면 중불로 낮춰 5분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불을 끄기 1분 전에 다진 쪽파를 소량 넣어주셔도 됩니다. 이 기본적인 미소국 형태에 다양한 재료를 추가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얇게 자른 연근을 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느타리버섯, 씨메지버섯 같은 향이 강하지 않는 버섯을 소량 넣어주셔도 맛있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아주 간단하게 10분, 15분 만에 할 수 있는 그러나 아주 맛있는 요리 레시피 두 가지를 알려드렸습니다. 한 번씩 색다른 음식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께 스파이시마요 참치 포케와 미역 미소국을 추천드립니다. 매번 집에서 해먹는 한식이나 파스타 외에 하와이와 일본 음식을 먹으면 맛은 물론 기분 전환도 된답니다. 모양새도 예쁘고 상대적으로 신선한 메뉴라, 그런데 너무나 간단히 만들 수 있으니 친구를 초대해 대접하기에도 좋지요. 탄수화물은 적게 단백질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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